무의식의 의미 2
여러 가지 ‘의식의 대상’은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눈치채고 있다’, ‘각성 의식이 있다’라는 통상적인 의식의 의미 말고 ‘주체가 의식하고 있는 여러 대상들 모두가 존재하고 있는 영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현재의 의식이 대상은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정체가 없이 자연스러운 기억, ‘눈치채는 일 없이 상기되고 있는 의미, 감각, 감정 등의 패턴들입니다. 또는, 무언가에 ‘눈치챈다’라는 대상이 무의식의 잠연 속에 있다가 의식의 표면 위로 떠 오르는 것, 혹은 의식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삶 속에서 방대한 양의 기억을 대뇌에 새깁니다. 그 안에서 여러 번 기억으로서의 의식으로 재생되며, 사용되는 것이 있지만 대부분의 기억들은 재생되지 못하고 대뇌의 기억 저장공간 어딘가에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 속에서 기억은 기억의 종류와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재생, 상기될 가능성은 제로가 아니게 됩니다. 이렇게 재생되지 못하고 저장된 기억들은 감각적, 의미적, 감정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들끼리 무리를 지어 그룹 구조를 지니게 됩니다. 그렇다면 평생동안 다시 상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로가 아니라고 해도 여전히 일평생 두 번 다시 의식의 표면 위로 떠 오르지 않을 기억들이 어마어마하게 존재합니다. 주관적으로 볼 때, 이렇게 두 번 다시 떠올리지 않을 이러한 기억들은 현재 ‘의식의 밖의 영역’에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의식이 아닌 영역’이 무의식의 두 번째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의식의 밖’의 의미는 대뇌 신경세포 네트워크 어디엔가 새겨지고 있는 것이며 주관적으로 혹은 현상학적으로 의식이 아닌 영역에도 수많은 기억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의식의 존재
기억만 의식이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가진 기억과 지식은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 얻어지기도 하지만 그와 반대로 천성적 또는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기억은 구조화되고 있어 무의식의 영역에 자리한 방대한 기억들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있는지도 문제입니다. 놈 톱스키의 생성문법은 인간은 선천적으로 대뇌에 언어를 구성하는 능력 혹은 구조를 갖추고 태어난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의 언어’는 현재 우리가 아는 지식 한에서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중 인간만이 완전하게 구사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단어를 기억할 때 단어가 나타내는 문장의 문맥과 함께 기억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생성 능력은 기억에 존재하지 않은 문장, 들어본 적이 없는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들어본 적이 없는 문장을 만들어내는 곳은 어디일까요? 그것은 ‘무의식’ 또는 ‘의식이 아닌 영역’입니다. 언어의 흐름을 만들고 언어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은 의식의 심층, 의식의 밖, 즉 무의식의 영역에서 말과 의미를 둘러싼 정서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톱스키가 생각한 보편문법의 구조는 무의식의 영역에 존재하는 정서 구조입니다. 이처럼 무의식의 영역에서 기억이나 지식의 구조가 존재해 이러한 기억이나 구조가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가설이 아니라 과학으로 실증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심층 심리학 이론과 무의식
—융의 자기실현의 무의식
카를 융은 분석 심리학을 통해 자아인 나가 왜 나인가를 질문했습니다. 융은 ‘나’의 의미는 원구적 완전성의 실현, 영혼의 완전성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의식은 자아를 자기, 즉 신으로 높여 가는 구조를 가진다고 가정했습니다. 융은 과학이론으로서 분석 심리학을 만들었지만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종교나 오컬트에게 쉽게 이용 가능했습니다. 분석 심리학은 신화가 갖는 의미, 죽음과 삶의 의미들을 사상적으로 설명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 프로이트의 억압하는 무의식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주장한 정신 분석학에서 무의식중에 억압의 구조가 있다고 가정해 이러한 구조에 의해 신경증이 발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경증의 치료법에 대한 이론을 전개해나갔습니다. 실언을 버릇이나 우발적인 것으로 본인이 설명하거나 합리화하려고 하지만 객관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에는 개인적인 억압 구조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신 분석학의 이론들을 이용함으로써 사회의 ‘도덕’, 개인이 ‘양심’의 기원을 무의식의 억압 구조가 문화적으로 작용한 예시라고 설명했습니다.
광의의 무의식
여러 가지 해석이 의식이 아닌 영역과 관련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의식이나 최면 중 의식 상태, 약물 복용으로 생기는 변성의식 등도 우리가 이야기하는 일반적인 의식이 아닌 상태입니다. 이러한 넓은 의미의 변성의식에는 잠재의식 등의 ‘의식이 아닌 상태, 영역’도 포함되어 왔습니다. ‘의식이 아닌 영역’의 존재가 확실하다고 해도, 객관적인 기술이나 설명을 실시할 수 없이 주관적인 파악만 가능하다면 곤란합니다. 계속 무의식을 주장하는 것은 개개인의 주관적인 파악이며 너무 가설적인 요소가 크기 때문에 실증성이 더욱더 곤란하고 의문이 됩니다. 프로이트나 융의 이론 속의 ‘무의식’은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실증될 수 없다고 판명되었지만 20세기 전반에 태어난 이러한 무의식의 개념은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으며, 예술 분야나 사상적인 측면에서 현재에도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잠재의식이라는 개념도 여전히 무엇의 의미하는가에 관해 불확정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주관적 요소나 해석적인 측면이 너무나 큰 ‘무의식’, ‘잠재의식’의 용법이나 개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심리학
무의식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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